좋아하는 와인바 소개
사실 나랑 짝꿍 둘 다 아직 와인의 세계에 입문하지 않아서 와알못이지만! 그리고 여기는 분명 와인바이지만! 요리 하나하나가 너무 맛있다. 지금까지 여러 번 갔지만 실패란 없던 곳. 우리끼리만 가다가 청첩장 모임을 한 적이 있는데 친구들이 이렇게 맛있는 곳 너네끼리만 몰래 댜녔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 혼쭐남. 소믈리에인 엄마와 엄마의 제자인 아빠랑도 왔었는데 엄마빠 상당히 신나게 있다가 가심. 쏘 뿌듯
이래저래 검증된 곳이라 소개하고자 한다. 사실 나만 알고 싶은 가게였는데, 계몽의 순간이 찾아옴. 나만 알면 안됨. 사람들이 많아야 오래오래 하심.
(꼭이요)
크르크르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코스 요리를 진행하는데, 작년에 가고 너무 좋았어서 이번에는 동생이랑 동생친구(이자 내 친구)까지 다 같이 우르르 몰려감ㅎㅎㅎㅎ 엄마빠랑 왔을 때 동생이 혓바닥 미각의 눈을 떠서 이번 크리스마스 때 꼭 좀 껴달라고 함ㅋㅋㅋㅋㅋㅋㅋ
크르크르 CRCR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42길 25-10 5층
수 ~ 일 : 오후 6시 ~ 자정 (라스트오더 11시)
매주 화요일 정기 휴무
캐치테이블, 전화 예약 필수
보틀 와인 주문 필수
@winebar.crcr
070-7768-3249
골목에 있는 건물 5층에 자리하고 있는 크르크르. 1층에 우텐더가 있는 건물을 찾았다면 바로 그곳이다.
오른쪽의 저 사이로 들어가면 엘리베이터가 나온다. 타고 5층으로!
5층에 딱 내리면 우리를 맞이하는 풍경. 문의 조각들은 와인 라벨들인듯. 예뻐..
여덟 개 내지는 열 개 정도의 자리가 있는 와인바. 공간이 트여있고 테이블이 넓직해 좁다는 느낌은 없다. 그나저나 인테리어 진짜 취향 저격이다. 우드 느낌 정말..🫶🏻 약간 심적으로 아늑한 느낌을 주는 느낌적인 느낌.
사장님은 베이맥스 닮으심. 베이맥스가 뭐냐면,
빅 히어로 이 친구임. 큩.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시 매장 인테리어 사진으로 돌아와서, 왼쪽에는 와인 냉장고, 정면으로는 상당한 숯불 요리들이 태어나는 바로 그 곳. 접시가 상당히 많은데 하나같이 다 가슴팍에 숨겨오고 싶은 그런 접시들임. 대충 탐난다는 뜻.
벽면 선반마저 취향저격.
탕탕탕
크리스마스라고 나와있는 저 째깐한 산타 디테일 뭐냐구우!
크리스마스에 트리 빠질 수 없지. 근데 이제 와인병을 곁들인.
인테리어 효과를 내는 수많은 와인병들.
저 발사믹 너무 맛있어서 따라삼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음은 그 옆 레몬 올리브 오일 차례임ㅎㅎㅎㅎ
크르크르 정보는 여기에
와알못이라고 주눅들지 말자! 당당한 돼지가 되자! 취향 말씀드리면 사장님이 이것저것 추천해주시니 걱정노노. 동생네는 가장 오른쪽 스파클링 와인인 장 루이 티쏘 끄레망 드 주라 Cremant du jara Blanc, 우리는 가장 왼쪽 Marc Kreydenweiss Kastelberg Grand Cru Riesling 2019를 선택.
이름이 다소 어려워도 걱정하지 말자. 밭 이름이랑 종류부터 쭉 설명해주심. 다행임.
서로서로 맛 보고 싶다고 해서 이렇게 각각 주셨다. 왼쪽이 스파클링.
뽀글뽀글한 스파클링 🫧
나도 부메랑으로 이런 거 한 번 해보고 싶었음ㅎㅎㅎㅎ
처음으로 넷이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한결지선 말고 다 커플이나 부부인 것 같길래 내가 짝꿍한테 “근데 왜 쟤네는..”하면서 속삭이는 걸 동생이 그새 듣고 지선이한테,
: 야 또 우리언니가 우리 비웃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행복한 크리스마스
자 이제 메뉴 시작한다. 집중 부탁.
생생한 후기를 남기고 싶어 바로바로 받아쓰기 함. 이렇게 집중해서 받아쓰기 한 적 8살 이후로 처음ㅎ
코니숑을 갈아 만든 마요네즈 소스에 삶은 새우와 생 래디시
깔끔하고 입맛을 돋구는 에피타이저 느낌이었다. 약간 새콤한 듯한 소스가 정말 예술. 마요네즈이지만 느끼하지 않은 게 너무 신기. 오이 때문인가??? 아, 코니숑은 프랑스의 작은 오이라고 한다. 새우 진짜..🫶🏻 래디시는 편식쟁이인 내가 아삭아삭 잘 먹을만큼 풀 맛이 잘 안나고 안 쓰고 신선한 느낌쓰.
지선 최애 메뉴 : 소스와 래디시, 새우의 맛과 식감이 각각 다 달라서 먹는 동안 재미있었다.
가리비 관자회와 애호박 소스
소스가 호박 크림 스프 맛. 하지만 거기에 이제 상당한 깔끔함을 곁들인. 크림 소스가 전혀 느끼하거나 무겁지가 않았다. 관자는 큼직하고 네 등분으로 나눠져 있어 이 맛있음을 네 번에 나눠 즐길 수 있음에 감사. 이득인 부분ㅎ 약간의 후추 맛이 한 번 씩 튀어나와 입 안이 더 풍부해짐.
내 최애 메뉴 : 가리비 관자 맛 없을 수 없는 맛이지만 소스 대체 뭐냐구! 한 솥 다 퍼먹을 수 있겠음. 맛있는거+ 맛있는거 = 맛없없
줄무늬 전갱이회와 올리브 오일, 차이브 오일과 세비체 생선 액기스를 차갑게 한 소스
전갱이회는 이틀 정도 숙성하셨다고 함. 처음에는 올리브 오일 맛이 나다가 갈수록 숙성된 회 맛이 난다. 먹으면서 오? 세 번 정도 외쳤던 전갱이 회. 올리브유와 소스, 전갱이회의 맛이 잘 어우러져 정말 맛있었다. 짝꿍이 처음으로 카메라 꺼내들게 한 맛ㅎㅎㅎㅎㅎㅎㅎ 그래서 특별히 이건 짝꿍이 찍은 사진으로.
머리를 숯불에 구운 도화새우
새우가 달아서 너무 신기했다. 동생이 계속 새우 원래 이렇게 단 맛 나는 거냐곸ㅋㅋㅋㅋㅋㅋㅋ 같이 나온 소금을 찍어 먹으니 밸런스가 딱 맞았다. 쫀득쫀득한 식감. 그리고 새우 머리는,
이렇게 위아래로 뜯어서 먹으면 됨. 야무지게 뜯어먹는 지선ㅎㅎㅎㅎ
소금간을 한 스페인산 생참치와 20년 숙성 발사믹
오잉? 붉은 생선에 발사믹?했는데 진짜 오잉이었음. 정말 너무 맛있어 너무..🫶🏻 자칫 느끼할 수 있는 참치 맛이 시큼한 발사믹이랑 조화로워서 신기했다. 발사믹을 별로 좋아하지 않은 짝꿍이 싹싹 잘 먹었음ㅎㅎㅎㅎ 아, 저 참치는 300키로 나가던 아이라고 하셨다 신기.
결 최애 메뉴 : 최애인 이유는 입에서 녹아서 없어져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발사믹이랑 잘 어울리고, 참치가 적절하게 치고 빠졌다.
부라타 치즈와 발사믹을 올린 빵
부라타 치즈랑 빵이 이렇게 잘 맞는구나 싶었던 맛. 크림치즈 같기도 하고 너무 맛있었다. 우리도 집에서 이렇게 먹어보자며 다짐ㅎㅎㅎㅎ 근데 꼭 집에서 하면 크르크르 맛이 안나더라ㅎ 당연함. 난 셰프가 아님.
숯불에 구운 대파와 컬리플라워로 만든 소스
이거는 이렇게 일행마다 한 번씩 보여주시고, 일행들은 각자 열심히 포토 타임을 갖고ㅎㅎㅎㅎㅎㅎ(다들 귀여운 사람들) 대파를 면처럼 갈기갈기 찢어서 준비해주신다.
이렇게
우리가 하도 자주 가는 데다가 대파 요리도 자주 먹어서 사장님이 대파 이제 지겨울 때 되지 않았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겨울리가요 항상 맛있어. 아니 편식쟁이가 대파가 맛있다고 하게 될 줄이야? 지겹다고? 아니야 늘 새로워 짜릿해. 왜 크림 소스 안 느끼한지 누구 설명해줄 사람?
중간에 빵 주셔서 빵에 올려서 같이 먹었는데 오히려 더 맛있어짐.
호타루이카와 버터넛스쿼시로 만든 소스
호타루이카는 불똥 꼴뚜기, 반디 오징어라고도 불리는 반짝반짝 빛을 내는 오징어라고 한다. 크르크르에서 호타루이카는 종종 먹었었지만 신기하게도 그때그때 소스가 바뀜. 다 맛있다는 게 함정. 짭쪼롬한 오징어가 한 입에 쏙쏙 들어가는데, 같이 들어오는 호박소스가 또 일품임. 여기 소스 맛집이네 어쩜 이렇게 소스랑 요리가 잘 어울리는지! 신기방기
숯불에 구운 표고와 송아지 소스
숯불에 구운 표고를 살짝 말린 후 올리브 오일을 발라가며 구운 것이라고 한다. 송이랑 표고, 느타리 버섯 파티. 짭쪼름한 소스와 탄력있는 버섯의 만남. 버섯에서 마치 고기 맛이 나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 느타리 버섯의 향이 진하고 좋았다.
양 허리 고기에 벨기에 양배추를 버터에 볶아 감자 매쉬에 섞어 만든 소스
기름쪽을 바삭하게 구워 낸 양고기. 지방이 더 빨리 굳으므로 지방쪽 먼저 먹는 것을 추천해주심. 고기가 보기보다 크다. 왜 보기보다 크다고 하냐면 사장님 손이 커서 상대적으로 작아 보임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저렇게 마지막에 오렌지 소스를 뿌려주시는데 소스 맛이 강하지 않아 고기 맛을 해치지 않는다. 고기가 상당히 부드럽고, 양고기 특유의 냄새 때문에 못 먹는 내가 다 먹었을 정도로 맛있음. 양 냄새가 나긴 하지만 나쁘게 느껴지지 않았고, 오렌지 소스와 양배추 감자 퓨레 소스가 딱 잘 잡아주었다.
도미, 장어 등 여러가지 생선을 넣고 끓인 국물과 숯불 구이 장어를 올린 밥
이거 진짜..🫶🏻 미쳤음. 나의 먹부림 지식이 짧은지 국물 맛을 말로 형용하기가 어려운데, 시원하면서도 감칠맛이 느껴지는 그런 맛. 장어 조금 밥에 올리고 국물이랑 한 숟가락에 떠서 먹으면 한끼 든든한 식사가 따로 없음. 국물이 정말 최고. 약간 hp 차오르는 포션 느낌임. 마지막 가서는 접시 들고 호로록하고, 그것도 모자라 국물 한 번 더 받았음ㅎㅎㅎㅎㅎ 냉동실에 몇 통 얼려서 쟁여놓고 싶은 그런 국물 맛.
짝꿍 최애 메뉴 : 체력이 쭈우우우욱 차오르는 맛. 국물이 진짜 너무너무 맛있다.
밤 아이스크림과 셰리 와인
이거 걍 미쳤음. 밤 아이스크림, 밤 페스토로 직접 만드셨다고 하는데 아 진짜 너무 맛있어서 우리 다같이 환호성 지름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옆 일행들에게 민폐일까 걱정했으나, 걱정도 잠시, 다 같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기뻐함ㅎㅎㅎㅎㅎㅎ 밤 젤라또가 있다면 딱 이런 맛일 듯. 셰리 와인은 마치 메이플 시럽 같은데, 지지난 번 크르크르에서 먹고 취향저격 당해서 하나 구매함. 기억하자, 맛있는거 + 맛있는거 = 맛없없.
딸기와 30년산 발사믹
아니 딸기랑 발사믹이 이렇게 잘 어울린다구???? 사장님이 딸기 더 드실 분 알려달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구걸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ㅎㅎㅎㅎ 사장님이 과일은 역시 백화점 과일이라고 하셔서 다음 날 짝꿍이랑 백화점 감. 딸기 사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 따라쟁이가 따로 없음.
이상 크르크르 2022 크리스마스 코스 요리 메뉴별 상세 후기. 크르크르는 전체적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많이 살린 프랑스 요리 느낌이다. 평상시에는 코스 요리가 아닌 메뉴판이 따로 있는데, 그 날 그 날 메뉴가 바뀌니 미리 확인해보는 것을 추천. 단품 요리들은 보통 만원 중후반대 ~ 2만원 후반대이니 참고. 사실 우리는 와인바에 거의 배 채우러 가는 수준으로 메뉴 한 대여섯개(혹은 그 이상) 시키고 그럼ㅎㅎㅎㅎ 맛있으니 어쩔 수 없어. 꿀.
작년 2021 크리스마스 코스 요리를 안 올리자니 아쉽고, 하나하나 올리자니 글이 길어져서 사진 한 장으로 합친 걸로 대체하도록 한다.
크르크르 2021 크리스마스 코스 요리
한결, 지선 내년에도 남친 없으면 또 넷이서 크르크르 가기로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우리 모두들 알고 있다. 이렇게 넷이 함께 하게 될 것임을. 우리 내년에도 재미있게 놀자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