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등장하는 결혼식(이라고 쓰고 다이어트라고 부른다) 후 가야할 맛집 리스트 뿌시기.
사실 이 번에 카츠바이콘반을 처음 간 건 아니고 두 번째 방문이었다.
2019년 11월 오픈했다고 하는데, 그 동안 쭉 모르고 지내다가 처음 알게 된 건 짝꿍 친구의 인스타그램에서였다. 유난히 미식가인 그 친구 덕분에 얻게 된 맛집 리스트가 한 두개가 아님. 아묻따 믿고가는 친구픽 맛집.
하지만 카츠바이콘반은 우리한테만 유명한 곳이 아니라 이미 압구정 맛집 내지는 도산공원 찐맛집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심지어 토요일이라 사람이 많을까봐 브레이크 타임 중에 가 있기로 했다. 브레이크 타임이라도 가게 앞의 태블릿으로 테이블링 대기를 걸어야하니 괜찮다.
우리는 5시 조금 안되어서 도착했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태블릿으로 돌진.
테이블링에 대기 등록을 하면 이렇게 카톡으로 알려준다. 아! 대기 등록할 때 미리 주문도 해야한다.
5시 30분까지 기다림과 배고픔의 시간이 이어졌고, 여덟 번째 순서인 우리는 다행히도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정말 다행인 부분. 더 기다렸으면 배고픔에 이성이 잡아먹힐 뻔했지 뭐야.
카츠바이콘반
서울 강남구 선릉로153길 36
월 ~ 금 : 오전 11시 30분 ~ 8시 30분 (브레이크 타임 3시 ~ 5시 30분 / 라스트오더 2시 30, 8시)
토, 일 : 오전 11시 30분 ~ 8시 30분 (브레이크 타임 3시 30분 ~ 5시 30분 / 라스트오더 3시, 8시)
정기휴무 :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현장에서 테이블링으로 대기 (+반경 2km 내에서는 앱에서도 가능하다고 함!)
테이크 아웃 가능
주차 가능 (발렛 비용)
0507-1332-3903
딱 우리 다음 손님까지 들어오고 쿨 타임이 필요한 부분. 정말 큰일날 뻔했다. 휴.
다른 손님들의 초상권을 위해 조리 쪽만 찍어보았다. 저기가 바로 맛있는 돈카츠들이 노릇노릇 튀겨지는 곳. 신성한 영역이다.
대기 등록할 때 미리 주문을 하기 때문에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시간은 상대적이니.. 배고픈 나는 기다림의 시간이 조금 길게 느껴졌다 ㅎ
먼저 식사가 나오는 다른 테이블의 손님들을 부러워하고 있다보면 어느 새 우리의 돈카츠도 자리로 가져다 주신다.
로스카츠 / 15,000원
짝꿍이 시킨 로스카츠.
짝꿍이 시켰지만 나도 먹는다. 둘이 가면 각각 다른 메뉴 시켜서 먹을 수 있으니 혼자일 때보다 아무래도 여러모로 좋은 점들이 있다.
짝꿍은 이거 눈 감고 음미하면서 먹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육즙이 살아있는 정말 두툼한 로스카츠. 지방도 적당히 잘 있는 느낌적인 느낌. 겉 튀김 옷까지 완벽.
단단한 부드러움 느낌의 로스카츠.
사진만 봐도 맛있음이 느껴지는 매직 🥹
난 저 지방층이 그렇게 좋더라. 이미 몸에 많은데 왜 좋은걸까. 아, 이게 바로 관성인가.
히레카츠 / 18,000원
로스카츠보다는 약간 더 연한 빛을 띄고 있는 히레카츠. 정말 극강의 부드러움이다 🥹🥹
한 입 딱 먹자마자 으으으으음~~~~ 하는 콧소리가 절로 나온다. 마치 한 마리의 소가 된 것 같다. 평소에 어떤 고기를 먹어도 퍽퍽살을 싫어하는데, 그런 내가 딱 좋아할 만한 부드러움. 이 부드러움의 비결은 직접 만든 소금 누룩에 재워 숙성하는 것에 있다고 한다.
빨리 먹고 싶은 나머지 급하게 찍는 바람에 초점이 조금 나갔지만 맛있음을 담는 데에는 성공한 것 같다.
그냥 한 번 먹고, 와사비 올려서도 먹고, 소금 찍어도 먹고, 돈카츠 소스 찍어서도 먹으면 일타사피가 따로 없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샐러드 소스가 유자소스라는 점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유자소스 싫어하기 때문. 배고파서 그랬는지 먹기 전에는 양이 적어 보였는데, 다 먹고 나서는 배 팡팡 두드리면서 나왔다. 카츠바이콘반은 정말.. 내가 한국에서 먹어 본 돈까스 집 중에 제일 맛있는 곳이다. 겉바속촉의 정석.
한국에서 먹어 본 돈까스 말고,
나의 인생 돈까스가 궁금하다면?
여기로 모십니다.
카츠바이콘반 찾아보다가 알게 된 사실.
원래 장안동의 카레와 돈카츠 식당이었던 ‘콘반’이 도산공원에 매장을 내면서 메뉴가 분리되었다고 한다. 장안동에는 아직 콘반이 있고 카레만을 판매한다고 함. 카츠바이콘반에는 카레 없이 돈카츠만.
돈카츠 먹고 싶을 때마다 일본을 왔다갔다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카츠바이콘반 앞으로 더 자주 가게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