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Jeju #w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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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02 Mon ~ 08 Sun
김포 공항  ( Jin Air)  제주 공항
함덕
제주 한 달 살기 기록. 다니던 회사에서 몸과 (특히) 마음이 싹 다 갈린 나. 도망친 나에게 쉼과 회복이 필요하다며 짝꿍이 반강제로 끌고 간 제주 한 달 살기. 짝꿍이 당시에 재택근무가 가능한 회사에 다니고 있어서 한 달 살기가 가능했었다. 일하는 짝꿍 옆에서 놀고, 가끔은 짝꿍이 휴가내고 같이 놀러다니면서 보내기로 했다. 제주는 겨울에 바닷바람이 차니까 완전히 겨울이 오기 전에 다녀오자!해서 11월로 결정. 숙소는 함덕으로 결정했는데 이유는, 1. 제주시내에서 그렇게 멀지 않았고, 2. 지난 여행에서 서쪽을 다녀왔으니까 이번에는 반대쪽으로 가보자는 두 가지 이유였다. 에어비앤비에서 찾은 바다가 조금 보이는 아파트먼트로, 28박 29일, 비용은 180만원이었다. 29일을 각각 따로 기록하기에는 별 거 안 했던 날도 있고 무엇보다도 내 여행기록이 온통 제주로 도배될 것 같아서ㅎㅎㅎㅎㅎㅎ 4개로 나누어 주간일기 형식으로 올리기로. 대부분은 잔잔하게, 우리답게 보냈던 제주 한 달 살기 기록 시시시작!
제주 한달살기 깨달음 1. 제주는 무조건 차가 있어야 편-안. 2. 제주는 가스비가 매우 비싸다. 3. 사실 제주는 제주에서 나는 것 말고는 육지에서 들여와야하기 때문에 다 비싸다.
제주 가기 전 신나서 봉숭아 물들이기. 어렸을 땐 엄마가 봉숭아 꽃잎 손가락에 묶어서 물들여줬었는데, 요즘에는 다이소에서 봉숭아 물들이기 가루를 판다..! 세상 편리해진 세상.
둘 다 처음이었던 한 달 살기. 그래서인지 둘 다 신나보인다.
함덕 도착해서 집 가서 짐 풀고 한 달 동안 지내게 될 동네 탐방하러 나온 우리. 바다 보고 신났다ㅎㅎㅎㅎ
제주에서의 첫 식사는 미리 찾아두었던 흑돼지 맛집, 저팔계연탄구이였다. 고기 맛이 비슷비슷하지 뭐~~하고 갔으나 두 눈 똥그래져서 먹었던 곳. 고기도 직원분이 다 구워주셔서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저팔계연탄구이…… 진짜.. 미미임……🫶🏻
워낙 맛있게 먹어서 이후에 몇 번 더 갔던 저팔계연탄구이 위치는 요기에
장보고 온 계란 냉장고에 넣다가 하나 깬 짝꿍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당황해서 멈칫 한 발이 너무 웃겨섴ㅋㅋㅋㅋㅋㅋㅋ 저러고 에잉!하고 줍줍함ㅋㅋㅋㅋㅋ
집 바로 앞에 마트가 있어서 있는 동안 꽤나 유용했다. 장 보기도 가까워서 좋고, 무엇보다도 제주 마트에는 딱새우가 있다구요! 호로록 호로록하고 그 자리에서 다 먹음.
그리고는 액설런트 아이스크림이랑 쿠크다스를 저렇게 조합해먹은 아주 천재 돼지같은 우리들.  야무지게 먹고 먹고 또 먹으면서, 앞으로 한 달 동안 어떤 좋은 일상이 펼쳐질지 기대하면서 제주의 첫 날이 저물었다.
둘째 날의 브런치 짝꿍이 일하는 평일의 루틴은 이랬다 : 짝꿍 기상 후 근무  짝꿍이 나 깨움  같이 브런치  짝꿍 오후 근무 및 나의 이것저것  저녁식사  산책  같이 놀기 이 때 내가 챙겨간 책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파밥을 메인으로 한 이것저것 저녁. 저녁먹고 나는 요가하고 짝꿍은 홈트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건강한 브런치를 챙겨먹고,
점심 산책을 하러 나왔다. 창밖을 보니 날씨가 너무 좋아서 안 나갈 수가 없었다. 너무 예뻤던 맑은 파란하늘과 야자나무
함덕 해수욕장에서 파도치는 바다를 바라보며 한참 서 있던 우리.
바다가 정말 그림같이 파랗고 파랬던
한 달 살기 하면서 우리의 일상을 사진으로 가득가득 담아가자!해서 사진을 참 많이도 찍었다. 한 달 동안 찍은 사진이 무려 1,000장이 넘음ㅎ
함덕 해수욕장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서 만난 지붕 위 고양이 식구들. 엄마냥도 예쁘고 아기 애옹들이 정말 너무너어어어무 귀여워서 산책할 때면 이 날 이후로 꼭 저쪽 길로 갔다. 근데 한 아기는 눈병이 있어서 마음 같아서는 데려오고 싶었던 애옹들.
땅콩솜 같이 생긴 아기냥 정말 너무 귀엽잖아! 내가 발걸음을 떼지 못해서 결국 짝꿍한테 목덜미 잡혀 집으로 끌려갔다. 힝구
내가 좋아하는 양배추찜과 참치쌈장 조합.
계속되는 건강식 브런치.
일하는 짝꿍 옆에서 봤던 영화 <이웃집에 신이 산다>
경주 여행 갔을 때, 대기 마감이라 못 먹었던 하누가물애. 함덕에 지점이 있었다! 육회물회랑 한우떡갈비를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더 맛있어서 싹싹 다 먹음
경주 맛집으로 유명한 하누가물애. 위치는 요기
소화시킬 겸 바닷가 따라 쭉 산책하던 중 만난 바나나 돌고래
경주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산 파타고니아 커플 후리스, 이렇게 잘 입고 다니는 중ㅎㅎㅎㅎ
썰물 타임인지 바닷물이 많이 빠진 자리에 꼬불꼬불하게 모래 길이 생겼다. 아직 샤넬 오픈런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 짝꿍이 모래 보고 하는 말.  : 샤넬 쉐브론 1105번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돌아가던 길에 있던 카페 델문도. 마감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며칠 후에 다시 오기로 했다. 바다 바로 옆에 자리한, 꽤나 큼직한 카페였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핫플이었음.
제주 마트 좋은 점 하나 더 추가! 흑돼지족발을 판다!!! 🫶🏻
브런치 먹고,
일하는 짝꿍 옆에서 영화 감상. <울고싶은 나는 고양이 가면을 쓴다>
양배추 찜 한 가득 해놓고 저녁마다 꺼내먹는 중ㅎㅎㅎㅎ 을매나 간편하게요~~
저녁먹고 산책. 산책이라고 쓰고 고양이 보러가기라고 읽는다ㅎㅎㅎㅎㅎㅎ 엄마냥이 너무 경계해서 오래 구경하기는 조금 그럼.. 치즈냥 옆에 치즈냥 옆에 치즈냥. 정말 사랑이야
함덕 해수욕장에서 음악 소리가 들려 가보니 한 드러머가 버스킹 중이었다. 앉아서 한참동안 감상. 저 분은 이후에도 산책 나갈 때 종종 만나서 만날 때마다 음악 감상도 하고 가끔은 팁 박스에 팁도 넣었다.
카페 델문도. 금요일이라 그런지 저녁인데도 사람이 꽤 많았다. 사람 많은 거 딱 보고 낮에 오션뷰 자리 잡기는 쉽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ㅎ 바다 바로 옆이라 확신의 뷰 맛집. 더치커피를 팔길래 집에서도 먹어보자며 하나 겟.
나는 우연히 찾았지만 이미 진작부터 함덕 유명 카페였던 델문도
제주 한 달 살기에서 맞이하는 첫 토요일. 집 근처에 있는 서우봉 둘레길을 가려고 아점 먹고 바로 나갔다.
빨강빨강한 열매들이 너무 예뻐서 남긴 사진 🫶🏻
집 바로 근처에 함덕 바다정류장이라는 가게가 있었다. 제주 선물 가게라니 이름도 뭔가 귀여워🥹 편집샵 좋아하는 나는 홀린듯이 들어감.
귤이나 한라봉, 동백꽃, 바다, 한라산 등등등으로 이루어진 이색적인 제주 굿즈들. 하나같이 다 아기자기하고 예뻐서 한참을 구경했다. 그러다가,
이런 완전 귀여운 귤모자를 발견했고!
짝꿍한테 바로 귀여움 어필ㅎㅎㅎㅎㅎ 짝꿍이 보자마자 너무 잘 어울린다고 사줌! 예이/ 앞으로 제주 여행 올 때마다 챙기기로 했다ㅎㅎㅎ
귤모자 사서 나오자마자 만난 귤의 향연. 제주 사람들과 귤, 너무 귀엽다. 저렇게 우르르 파는 것도 귀엽고 가로수가 귤나무인 것도 너무 귀여워🥹
서우봉 둘레길 가는 길에 있던 빵집, 오드랑 베이커리. 사람이 바글바글한 걸 딱 보니 느낌이 왔다. 아 여기 핫플이구나! 바로 들어가서 제일 유명하다는 마늘 바게트 겟.
선탠하는ㅋㅋㅋㅋㅋㅋ 돌하르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주의 귀여움은 대체 어디까지인가.
서우봉으로 향하던 중 서우봉에서 패러 글라이딩하는 걸 발견. 보자마자 내심 해보고 싶었던 우리. 결국 넷째 주에 하게 되고..!
이어지는 바다 산책.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 그리고 바람. 그리고 나.
그리고 짝꿍.
날 좋은 날 산책해서 기분 좋은 우리ㅎㅎㅎㅎ
서우봉에서 풀 뜯어 먹는 염소도 만났다. 정말 야무지게 잘 뜯어 먹더라ㅎㅎㅎㅎ
중간에 만난 베이커리 카페, 피시야. 여기는 매장 분위기가 정말 너무 예쁘고 아늑했다. 꼭 무슨 유럽 시골 동네에 있는, 아니면 동화 속에 있는 그런 카페 같은 느낌. 아주 조금만 더 가까웠어도 매일같이 갔을 것.
오드랑 베이커리에서 사 온 마늘 바게트. 마늘이 정말….🫶🏻 이게 K마늘빵이지. 아무래도 우리나라에는 뱀파이어 못 살 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녁은 갈치조림 먹으러! 맛있는 갈치조림 먹고 싶어서 근처 식당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간 곳인데 정말 성공적이었다!
여기도 맛있어서 짝꿍 친구들 놀러왔을 때 다 같이 또 갔다. 정말.. 맛있어
바닷가 따라 쭉 걸어오면서 본 불꽃놀이. 주말이라 관광객이 많았다.
일요일. 빠르게 아점을 먹고 집을 나섰다. 만장굴에 가는 날이다.
동굴 들어가기 전 먹은 핫도그
알라딘에서 램프 찾으러 들어가는 동굴같다 만장굴은 약 10만년 전 ~ 30만년 전에 생성된 용암동굴이다. 세계적으로도 큰 규모의 용암동굴이라는데 그 중에서도 내부의 형태와 지형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학술적 가치가 큰 동굴이라고 한다.
박쥐를 볼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단 한 마리도 볼 수 없었고 관광객한테 허용된 구간은 약 1km로, 박쥐를 보기에는 너무 얕은 곳이라고 한다. 힝구
어둑어둑한 동굴 속, 안 그래도 밤 눈 어두운 나. 저렇게 핸드폰으로 후레시를 켜고 다녀야 한다. 생각보다도 더 어두운 동굴 속.
귤모자 자랑하는 나ㅎㅎㅎ 짝꿍 안경까지 뺏어서 쓰고 똑똑한 귤인 척.
동굴 밖으로 향하는 길. 뭔가 아바타 한 장면 같다.
김녕 해수욕장 구경. 바람이 상당히 많이 불어 쌀쌀한데도 해안가에는 웨딩촬영하는 예비 부부가 꽤 많았다. 해도 저물어가서 추운데 다들 고생하심
짝꿍이 아직까지도 너무너무 좋아하는 사진ㅎㅎㅎㅎ 대체 왜?라고 물어보니 역동적이고 신나보여서 좋다고 한다. 짝꿍은 저 사진에 여우 바람개비라는 이름을 붙였다ㅎ
근데 짝꿍 바람개비도 있음ㅎㅎㅎㅎㅎㅎㅎㅎ 자기 사진은 그렇게 역동적이지 않아서 별로라나 뭐라나
김녕 해수욕장에서 감상한 노을. 물기 머금은 모래에 해가 그대로 담겨서 반짝반짝 예뻤다.
집으로 돌아와서 먹은 저녁. 저 때 우리는 한창 오모리 김치찌개에 빠져있어서ㅎㅎㅎㅎ 남은 밥으로 주먹밥도 하고 마트에서 사온 흑돼지 양념족발도 곁들여 먹었다.
이렇게 쭉 다시 보니 2년이 훌쩍 지난 지금 보아도 새록새록하고 생생하다. 우리의 제주. 당시에 난 내 세상이 무너지는 중이고 어떻게든 그걸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나름 필사적이었고 그만큼 감정소모도 컸다. 하지만 지나고보니 내 세상은 한 번도 무너진 적이 없었다! 그냥 내가 무너진 것일 뿐. 이 모든 걸 깨달으면서 보내는 제주에서의 행복한 하루하루, 행복한 일 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