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 성수동 편집샵, LCDC Seoul

3 more properties
요즘 그렇게 핫하다는 성수동. 요즘에는 성수동이 힙스터들의 성지라대. 그 와중에 공간 플랫폼 LCDC Seoul이 성수동의 새로운 핫플이라고 하길래 궁금했었다. LCDC라는 이름은 ‘이야기 속의 이야기’를 뜻하는 프랑스어, 르 콩트 드 콩트 Le Conte Des Contes의 앞글자에서 따 왔다고 한다. 르콩트 드콩트는 시인 잠바티스타 바실레 Giambattista Basile가 수집한 최초의 이야기 모음집인데, LCDC를 기획한 김재원 디렉터는 단편 소설들이 모여 하나의 단편집을 완성하듯, 공간을 이루는 이야기들이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공간을 계획하고 싶었다고 한다. 단순한 복합 문화 공간을 넘어 새로운 공간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LCDC Seoul  서울 성동구 연무장17길 10  운영시간 및 휴무일은 층별 상이  lcdc-seoul.com  주차, 발렛파킹  02-3409-5975
성수역에서 10분 남짓 걸으면 도착한다. 건물 자체가 커서 두리번 거릴 필요 없이 바로 찾을 수 있었다.
층별 안내. 내가 가장 가 보고 싶었던 곳은 3층이었다. DOORS라는 이름을 가진, 여섯 개의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는 곳.
중앙 공간이 꽤나 넓어 탁 트인 느낌이 좋았다. 날씨가 좋아 데일리룩도 남겨봄.
 원피스 : 유유알 백 플리츠 드레스  아우터 : 마시모두띠 오버사이즈 레더 자켓  신발 : 나이키 에어포스
건물에 층별 안내도가 조금 더 감각적으로, 조금 더 상세하게 있다.
여긴 1층의 카페 이페메라 Ephemera와 팝업 공간 DDMMYY. 액자 속 종이의 조각들이 제대로 취향저격이다. ‘이페메라’는 대수롭지 않은 물건을 뜻하는 동시에, 쓰임을 다한 후 수집품이 되는 아이템들과 그것을 수집하는 행위를 뜻한다고 한다. 이름의 의미를 알게되니 참 이보다 직관적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만의 사연을 간직한 채 벽을 장식하며 공간을 완성하고 있는 수십, 수백개의 이페메라들.
한 켠에는 샵도 있다.
4층에서 내려다 본 LCDC 중앙의 공간. 시원하다. 4층에는 바가 있다. 콧구멍에 바람 좀 쐬고 3층으로. 3층에는 복도 양 옆으로 총 여섯 개의 브랜드가 자리하고 있다. 3층의 이름은 DOORS인데, 픽사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각각의 다양한 세계로 통하는 ‘문’에서 영삼을 얻어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여섯 개의 문을 열 때마다 각각 다른 브랜드를 만날 수 있으니 맞는 말이다.
오이뮤 OIMU oimu-seoul.com
색 이름 프로젝트로 알게되어 그 후로도 쭉 관심있었던 디자인 스튜디오, 오이뮤. 오이뮤의 다양한 작업물들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유의 아기자기하고 부들부들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여러 제품들.
외국인 친구 선물용으로 너무 좋을 것 같은 제품이 한 두개가 아니었다. 우리나라 전통을 담고 있지만, 진부하거나 올드하지 않고 요즘 감성으로 재해석한 아이디어들. 탐나는 게 한가득!
오이뮤하면 또 유명한 지우개 시리즈. 아니 저 지우개 도대체 어떻게 쓰냐구요 저건 지우개를 빙자한 작품이야
한아조 hanahzo hanahzo.com
온전한 쉼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한아조. 한아조의 문을 열면 포근하고 알록달록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가까이의 행복을 위해 욕실에서의 행복을 만들고 싶어 시작한 브랜드라고 한다. 우리 모두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를 욕실에서 하니, 브랜드 밸류가 참 와닿았다.
알록달록하고 향기로운 비누들. 비누를 갖고싶다고 생각할 줄이야! 나는 특히 테라조 패턴의 비누가 너무 예뻤다. 타일인지 비누인지 모를만큼 예쁨. 한아조 제품들도 내가 쓰기에도, 선물용으로도 좋을 것 같다. 예쁜 데다가 실용적이기까지 하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서는 한아조의 비누들을 직접 사용해 볼 수도 있다.
글월 geulwoll geulwoll.kr
편지 가게 글월. 편지와 편지 관련 용품들을 다루는 곳. 이미 연희동 글월 포스팅을 올렸지만, 사실 LCDC에서 먼저 갔었다. LCDC의 글월은 연희동의 글월과 분위기가 조금 다른데, LCDC가 더 넓직하고 연희동이 더 포근한 느낌이다. 연희동 글월은 여기에
펜팔은 글월의 대표 서비스이다. 연희동 글월보다 훨씬 큰 규모의 펜팔함. 보기만해도 왠지모르게 설레는 편지들. 각자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겠지. 펜팔이라는 단어에 또 취향저격 당해서 안 해 볼 수가 없었음. 취향저격 탕탕탕
펜팔 서비스의 이용료는 만원. 난 만원으로 나의 취향을 사는거야. 후후 이용 방법은 위와 같다.
카운터에서 펜팔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고 한 후 결제를 하면 이렇게 편지지와 편지 쓰기 도구를 세팅해주신다. 설명도 다시 한 번 친절하게 해 주시니 걱정ㄴㄴ. 아, 그리고 카드결제만 되니 참고하자.
편지쓰기에 앞서 신중하게 펜을 고르는 나. 대상이 정해지지 않는 상태에서 쓰는 편지는 뭔가 묘하다. 상대방도 나를 모르니 더 솔직한 마음을 쓸 수도 있고, 나도 상대방을 모르기에 글감을 조금 더 신중하게 고르게 된다. 내 이야기를 마냥 풀어 놓을지, 아니면 상대방에게 질문을 던질지 생각하느라 첫 시작이 조금 어려웠다.
여보 뭐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편지쓰는 나를 기다리는 마스크맨
그리고 마스크맨이 남긴 풍경. 엽서에 써 있는 것처럼 주소가 써 있는 유리창.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에 따라 다른 엽서를 보는 듯하다.
꽤나 오랜 시간 공들여서 편지를 쓴 후 우표에 나만의 표식을 그린다  짝꿍이 여우 너무 귀엽다고 찍음ㅎㅎㅎㅎ
편지봉투에는 여러가지 단어들이 있는데, 그 중 나를 나타내는 단어에 동그라미 치면 된다. 날짜와 시간, 날씨까지 모두 적은 후 카운터에 제출. 다른 사람의 편지는 내 편지를 제출한 후에 위의 펜팔함에서 고를 수 있다.
편지쓸 때보다 더 신중하게 편지를 고르는 나ㅎㅎㅎㅎㅎㅎㅎ 짝꿍이 저거 찍고나서는 이럼ㅎㅎㅎㅎㅎ
 : 여우는 편지 고르는데 1분 20초 걸렸습니다~~
여기는 복도 끝에 있던 또 다른 공간, (사실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 예쁜 엽서들을 구경하다가 저렇게 모빌 조각을 남겨놓을 수 있어서 우리도 하나 남겼다. 에이맨!
셀렉트 마우어 SELECT MAUER blog.naver.com/selectmauer
그릇, 컵 등 테이블웨어와 소품을 소개하는 셀렉트 마우어. ‘내가 갖고 싶은 것, 내가 사용하고 싶은 것’에 중점을 둔 리빙 오브젝트가 있는 곳이다. LCDC 서울이 셀렉트 마우어의 첫 오프라인 샵이라고 하니 뜻깊다. 독특하고 예쁜 디자인의 소품들이 많았고, 연말 느낌처럼 참 따뜻한 공간이었다. 크리스마스 전이라 트리 오너먼트들도 있었는데, 마침 여우와 강아지가 있어서 찍어봄
셀렉트 마우어의 동물친구들 오너먼트로 장식된 트리는 내가 봤었던 트리 중 가장 귀엽고 아기자기한 트리였다. 생쥐 꼬리 정말.. 집에 트리만 있었으면 싹 다 쓸어왔을 것..
요안나 yoanna yoannashop.com
문구덕후의 취향저격을 제대로 하는 또 하나의 브랜드, 요안나. 딱 들어가자마자 너무 신나서 소리 지를 뻔! 요안나는 LCDC 서울 3층에서 가장 구경할 거리가 많았던 곳이다. 디자인 소품이나 도서, 엽서, 스티커 등 다양한 문구류를 선보이는 곳.
아쉽게도 탐났던 마스킹테이프가 품절이었지만, 하나하나 구경하느라 아쉬움은 금세 잊어버렸다.
사진으로 남기지는 않았지만 2층에는 패션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 샵 르콩트 드콩트가 있다. LCDC의 이름을 따 온 르콩트 드콩트의 이름을 붙일 만큼 김재원 디텍터가 가장 애정을 쏟은 브랜드라고 한다. LCDC 프로젝트를 준비했던 약 2년의 기간 중 무려 절반을 투자한 곳이라고. 구경할 거리가 너무나도 많았지만, 이미 3층에서 체력을 다 쓴 나ㅎㅎㅎㅎㅎ
이 날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터라 다음을 기약하며 나왔다. 밤에도 예쁜 LCDC 서울의 모습.
설계의 의도가 ‘이야기 속의 이야기’인 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온 듯한 기분이었다. 사실 각 브랜드는 각자 자기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므로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여러 브랜드를 모아놓은 공간인 LCDC 서울은 작은 이야기들을 한 데 엮어놓은 책인 셈. 그것을 느끼고 해석하는 것은 독자인 우리의 몫이다.
글월에서 가져온 펜팔 편지는 왠지 모르게 아껴서 읽고 싶어서 한참이 지나서야 읽었다. 답장을 쓰고 싶었기도 했지만 나름대로의 상상력을 펼치며 마음 속에 품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