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09 Mon ~ 15 Sun
제주 한 달 살기 두 번째 주 기록
원래 좋은 시간은 조금 빠르게 지나간다. 제주에서 딱 일주일을 보냈지만 그 일주일이 일주일이 아니었…..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잡고 싶지만 잡을 방법이 없다.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수는 없으니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보내야지- 늘 다짐. 작심삼일이라 삼일에 한 번씩 다짐한다.
건강하게 맞이하는 월요일 아침. 빠르게 밥을 먹고 제주 시내로 나갔다. 카드가 오래되었는지 손상되었는지 버스 탈 때마다 인식이 잘 안 됐었어서 귀찮아서 안 바꾸고 있던 중 짝꿍이 강제적으로 바꿔버림ㅎㅎㅎㅎㅎ 시내에 있는 은행에 가서 카드도 바꿀 겸, 그쪽 카페에서 짝꿍 근무하다가 저녁도 먹고 오기로 했다.
밥 먹으러 가던 길 너무너무 귀여운 장면을 목격해버린..! 저 비닐 막 하나 가지고 둘이 어찌나 그렇게 재미있게 놀던지ㅎㅎㅎㅎㅎ 고양이는 사랑이다🫶🏻
제주 맛집 검색해서 찾아낸 곳. 육지에서는 그렇게 비싼 우니가 저렇게 한가득!!! 내가 살다살다 성게알을 숟가락으로 퍼먹는 경험을 하게 될 줄이야!🥹
짝꿍은 조금 먹다가 비려서 못 먹겠다고 포기 선언. 난데없이 이득 본 나ㅎㅎㅎㅎ 성게알 없어서 못 먹는걸🥹 진짜.. 찐맛집이었던 곳. 보말죽도 맛있었다.
제주공항에서도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어서 오며가며 하면서 먹어도 괜찮을 것 같은 제주 찐맛집, 일통이반 위치는 요기에
버스 기사님의 다소 거친 운전과 함께 멀미하면서 집으로 왔더니!!!!! 해외 구매대행으로 주문한 샤넬 보이백이 문 앞에!!!!
아직도 잘 들고 잘 매고 다니는 샤넬 보이백 후기는 요기에
그리고 우리는 이 날부터 퀸스갬빗을 보기 시작했다. 진짜.. 오랜만에 발견한 존잼짱잼 드라마.
다음 날. 건강하게 챙겨먹은 브런치. 짝꿍 요리사 친구가 닭가슴살 완전 부들부들하게 했다고 해서 우리도 도전해봤는데 쉽지 않은.. 퍽퍽살 짝꿍 앞으로 다 밀어놓기ㅎ
소화시킬 겸 산책하면서 서우봉 잘 있나 확인.
델문도 더치커피랑 오드랑 베이커리 마늘 바게트 사와서 집에서 간식으로 또 먹고, 일하는 짝꿍 옆에서 영화 감상.
원제는 Identity Thief인데, 번역 제목이 정말 별로였던 영화. <내 인생을 훔친 사랑스러운 도둑녀> 좋아하는 배우 멜리사 맥카시 나오는 영화라 기대했는데, 음..
저녁으로는 토마토달걀 해 먹었다. 돼지런하게 챙겨먹는 나날들
수요일. 함덕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다. 마침 집 근처라 바나나랑 계란 먹고 시장 구경하러
함덕 오일장 실컷 구경하고 핫도그랑 떡볶이 겟해옴ㅎㅎㅎㅎㅎㅎ
저녁으로는 함덕 해수욕장 쪽, 함덕 맛집이라는 훈남횟집에 가서 고등어회랑 딱새우회를 먹었다. 분위기도 좋고 밑반찬도 꽤나 괜찮게 나왔던! 하지만 고등어회 맛이 약간 연했다.
훈남횟집 위치는 요기 함덕 해수욕장 코 앞이라 먹고 해변가 산책하기에 딱 좋다.
보고싶은 내 반쪽, 동생이랑 영상통화 중ㅎㅎㅎㅎ 금요일이면 동생이 이곳으로 오기로 했다. 동생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설레며 보내는 하루하루.
짝꿍이 휴가내고 같이 놀기로 한 날. 아침을 대충 차려먹고 우리가 향한 곳은,
짠! 샤려니숲길!!!
이렇게 키가 큰 나무들로 이루어진 숲. 나무들 키가 워낙 커서 꼭대기를 보자니 고개가 아팠다ㅎ
처음보는 주의 표지판. 뱀 주의라니요 악! 설마설마 뱀 나올까 싶어서 발 밑 잘 보고 다님
짝꿍의 저 율동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잇가라비환 잇가리비쿨에 맞춰서 하는 율동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며칠 전 갑자기 엘리베이터 앞에서 저래서 정말 나는 눈물 흘리면서 웃곸ㅋㅋㅋㅋ 내 배꼽은 그날부로 사라짐.
내가 좋아하는 짝꿍짤. 저거 콧물이라고 저러고 있는 것임ㅎㅎㅎㅎㅎㅎㅎ 가끔 정말 엉뚱한 짝꿍ㅎㅎㅎㅎ
갑자기 저렇게 나무도 탐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발목 거의 90도에 수렴하는데 왜케 유연하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따라해보려다가 이도저도 안 된 나ㅎ
당시 쇼미더머니9를 보고 있던 우리. 스윙스 무대 보여준다면서 나뭇가지 mic도 준비한 짝꿍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라놓은 나무 밑동에 옹기종기 쌓여있는 소원 돌들. 정말 너무 귀여운거 아니냐구🥹🫶🏻 각자의 소원을 빌면서 조심스럽게 쌓아올렸을 생각을 하니 정말 너무 소중하고 귀엽다.
맑은 공기 마시고 숲길 걷고 한껏 기분 좋은 우리. 그러고보니 저 날이 보이백 개시한 날이었다! 사진은 샤려니숲길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그리고 저녁은 집밥으로.
아침에 짝꿍이 택배 상자 들고와서는 여우여우~~~하면서 깨웠다. 택배 상장 안에는 샤넬 보이 똑딱이가! 내친 김에 지갑도 바꿔버린 나. 후후후후 보기만해도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잔고는 가벼워지는) 사진. 보이 반지갑도 여전히 아직도 잘 쓰고 있다.
기분 좋은 아침. 기분 좋게 차려먹는 아침식사. 근데.. 저 계란은 대체 뭘까..? 계란찜 망한건가……? 어쨌든! 샤넬과 함께해서 기분 좋게 시작한 금요일, 저녁에 동생이 오기로 해서 더 신나는 날.
동생 오면 같이 뭐 먹으려고 간단히 오모리 김치찌개.
산책 겸 나가서 동생맞이 장도 볼 겸 나갔다. 매일마다 보고있는 아기냥. 어떤 친절한 사람이 냥이들 먹으라고 귤도 가져다놓았다. 껍질까지 다 까서🥹 하지만.. 고양이는 귤을 안 먹지 않나요 저 야기냥은 어찌나 작은지 머리가 귤보다도 작다.
밤의 함덕 해수욕장과 델문도.
드디어 왔다!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내 동생! 🫶🏻 동생은 월요일 휴가를 내고 3박 4일동안 같이 있기로 했다.
동생 맞이로 마트에서 사 온 딱새우회와 고등어회, 그리고 대방어회. 동생이 딱새우 먹으면서 너무 맛있다고 두 눈 감고 음미함ㅎㅎㅎㅎㅎㅎㅎ 뿌듯했다.
토요일 아침, 동생한테 아기애옹 보여주려고 나갔다. 민들레같이 털 보송보송한 아기 땅콩 저 아기냥 눈병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
그리고 점심은 다시 찾은 하누가물애. 육회비빔밥과 육회물회, 한우떡갈비를 시켰다. 골고루 맛 보고 나니 각자의 최애가 달라 최애에 충실하기로ㅎㅎㅎㅎ 나는 떡갈비, 동생은 비빔밥, 짝꿍은 물회였다.
그리고 델문도. 주말 낮이라 사람이 많아 오션뷰 자리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이 때 동생이 자기 커피에서만 헤이즐넛 맛 난다고 뭐지?뭐지? 난리남ㅎㅎㅎㅎㅎㅎ 근데 맛 보니 정말이었다. 놀라운 건 델문도에 헤이즐넛 커피가 없었다는 점.. 아직도 풀리지 않은 의문.
제주 오기 전 봉숭아 물 들일 때 동생이 옆에서 쭈뼛쭈뼛하면서 자기도 하고 싶어하길래ㅎㅎㅎㅎㅎ 같이 해줌ㅎㅎㅎ 언니가 하는 건 다 좋아보인다는 K자매 동생.
커피를 마시고 우린 바다를 보러 나왔다. 이렇게 다정한 사진도 찍고,
얘네는 뭐 하는지 모르겠고ㅎㅎㅎㅎㅎㅎㅎ
사진 장인 동생이 찍어준 우리.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함께 있으니 마음도 편안하고 기분이 정말 너무 좋았다.
회사 밖으로 나와 바닷바람 쐬니까 기분이 너무너무 좋다는 동생ㅎㅎㅎㅎㅎㅎ
우리는 뭐하고 있는걸까ㅎ
서우봉 둘레길 벤치에 앉아 노을 감상 중. 한 눈에 바다부터 산까지 다 내다보여 좋았다.
일몰 감상하고 나서 셋이서 인생네컷 찍었는데ㅎㅎㅎㅎ 안 고른 사진 너무 아깝다고 저렇게 밀착해서 찍고있는 내 동생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팔계연탄구이 가서 흑돼지 야무지게 먹고 온 우리들. 집과는 다른 곳에서, 같이 있는 자매 사진으로 토요일 마무리-
이 날은ㅎㅎㅎㅎㅎ 우도에 가기로 했는데 우리 모두 늦게 일어나서ㅎㅎㅎㅎㅎㅎㅎㅎ 하지만 안 가기에는 동생이 모처럼 휴가도 내고 왔는데 너무 일상만 보내게하나 싶어서 늦게라도 출발했다. 섬으로 들어가기 전 먹은 보말죽과 보말칼국수.
고궁보말손칼국수 위치는 요기
이 날 날이 흐려서 너무 아쉬웠지만 그래도 우도에 가서 우린 이런 청춘영화같은 사진도 남기고,
이런 수염 사진도 찍으면서 놀았다ㅎㅎㅎㅎㅎㅎ
사진 찍어주기로 해놓고서 영상을 찍은 동생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가방 자랑샷도 하나 찍어준다
인어공주가 되고싶은 짝꿍
왠지 모르지만 동생이 좋아하는 사진ㅎㅎㅎㅎㅎㅎ
바닷가에서 놀다가 우리는 카페살레라는 카페에 갔다. 딱 봐도 분위기도 너무 좋아보이고 예뻐서 홀린 듯 들어감.
여기에서 우리는 땅콩커피랑 땅콩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아직까지도 “우리 땅콩 먹으러 우도갔잖아~~~”로 회자되는 중ㅋㅋㅋㅋㅋㅋㅋ 왜냐면.. 느지막하게 가서 저 카페 갔다가 이제 섬 나갈 시간이 되어섴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맛있었다.. 커피랑 아이스크림 다……🥹
날이 좋았으면 더 좋았을 우도. 그래도 셋이 함께라서 별 거 안해도 재미있었던 우리의 우도.
집으로 돌아와서 배달로 먹은 저녁. 제주에서는 흑돼지 돈까스를 배달로 먹을 수 있다는 사실!!! 정말정말 맛있었던 이백장 돈까스.
그리고 밤 열두 시 땡!하자마자 짝꿍 생일파티를 열어준 우리 자매. 지금 옆에 있는 짝꿍한테 이 때 생일파티 어땠냐고 물어보니까 신비로웠다곸ㅋㅋㅋㅋㅋㅋㅋ 여자친구 동생까지 같이 파티를 하게 되어서 신비로웠고, 생일선물에 얼떨떨했다고 한다.
제주 한 달 살기의 두 번째 주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아직도 셋이 있으면 종종 나오는 이 때의 우리의 기억. 지금은 가족으로 엮이게 된 우리 셋. 사랑하는 사람들과 공통된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구나. 앞으로도 행복한 기억들을 쌓고 싶어지는 그런 기분.
나이가 들면서 감정 변화에 능해지는 게 아니었다. 워낙 감정기복도 있는 편인데다가 표현도 많은 나지만, 가끔은 그러고 싶지 않기도 해서 답답한 내 모습. 그럴 때마다 참 사람은 지긋지긋하게 안 변하는구나 싶어서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나도 나를 어쩔 도리가 없이, 이게 나인걸. 눈물이 모여모여 바다가 될텐데 그래도 하나 좋은 게 있다면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는 말이 떠올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나의 바다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나 싶다. 그때도,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