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16 Mon ~ 22 Sun
제주 한 달 살기 세 번째 주 기록
어느 새 딱 반이 지나간 제주 한 달 살기. 어느 새 여기에서의 일상이 자리 잡히면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바깥 구경도 좋지만 집에서 보내는 시간도 나쁘지 않다. 주문한 twg 차를 따뜻하게 우려 책 읽는 시간의 소소한 행복. 여전히 맛있는 음식을 먹고 풍경도 잘 즐기고 있다.
이번 주에는 동생이 서울로 돌아갔지만, 짝꿍의 친구들이 우리를 찾아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그렇게 또 새로운 주에도 새로운 추억을 쌓았다.
짝꿍 생일, 그리고 동생이 서울로 돌아가는 날. 지난 번에 먹었던 제주 미담 고기국수를 꼭 맛보여주고 싶어서 동생 비행기 타기 전에 같이 방문했다. 여전히 맛있었던 곳.
제주 미담은 다음에 제주에 방문했을 때 계속 찾게될 것 같다. 고기국수도, 순대도 너무 맛있는 곳
서울 가기 싫다고 떼쓰는 동생(K직장인, 당시 2n세)을 보내고 찾아 놓았던 편집샵, 디앤디파트먼트 제주 D&DEPARTMENT JEJU에 갔다. 1층에는 레스토랑과 카페가 있고, 2층에는 다양한 소품들이 있는 편집샵, 3층은 숙박객 전용 공간이 있었다.
의류부터 서적, 생활잡화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있던 2층. 매장 내부가 꽤 크고 물건도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던 프라이탁 매장. 알록달록 예쁜 제품들이 한 가득! 하지만 나랑 짝꿍 둘 다 프라이탁 취향은 아니라서 눈에 열심히 담기만
다시 함덕으로 돌아와 함덕 해수욕장에 있는 망고주스 가게 방문. 망고는 내 최애 과일이다 달달한 걸 좋아하는 나는 스페셜 망고, 새콤한 맛을 좋아하는 짝꿍은 애플 망고로 픽! 둘이 계속 애맹~~ 스맹~~~ 이러고 다님ㅎㅎㅎㅎ
오랜만에 만난 추억의 쿠우. 저 물방울 모양 지금봐도 너무 귀여워서 캐릭터성 있는데????
장보고 와서 해 준 짝꿍 생일상, 삼겹살 김치말이찜. 짝꿍이 저 메뉴를 너무 좋아해 저 후로도 매 생일마다 해주고 있다.
침대에 누워있으니 짝꿍이 가져다준 티코 아이스크림ㅎㅎㅎㅎ 냉동실에서 저 멘트 찾으려고 뒤적뒤적했다는 귀엽고 스윗한 짝꿍🫶🏻
옆에 눕더니 갑자기,
: 꽥! 나 죽었어.
라는 짝꿍ㅎㅎㅎ 왜 죽었냐니까 침대 모서리에 선 맞추면 죽는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로 개발한 놀이인가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화요일. 간단하게 그래놀라와 요거트를 챙겨먹고 집을 나섰다. 재빨리 집을 나서서 우리는,
해변가에 있는 카페, 에이바우트 커피에 갔다. 시원한 바다를 보면서 짝꿍은 일을 하고 나는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면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냄.
이렇게 고래도 그리고
앞에 보이는 델문도도 그렸다.
이 날의 주인공, 무지개 내가 너무너어어무 좋아하는 무지개! 신나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 저렇게 반토막 난 무지개가 아니었다!
서우봉부터 시작해서 바다까지 이어지는 엄청나게 큰 무지개였음!!!! 온전하고 선명하게 보이는 커다란 무지개에 기분이 좋아졌다. 무지개는 내가 좋아한다고, 보고싶다고 볼 수 있는게 아니라서 우연하게 찾아온 그 순간이 소중하다.
너무 커다래서 광각 촬영으로 찍어야 다 보이는!
그리고 무지개가 떠난 자리에는 이렇게 예쁜 노을이 생겨났다.
달과 야자나무를 보면서 집으로.
집에 돌아와서 해 먹은 저녁식사. 예쁜 계란 후라이를 하고 싶었는데 하나가 터져서 속상해하니까 짝꿍이 그거 자기가 먹겠다고 착한 나의 짝꿍.
수요일. 전 날과 같은 브런치를 챙겨먹고 밀린 원피스 싹 다 몰아본 날. 원래도 읽는 속도가 느린데 한 화 한 화 천천히 감상하면서 보다보니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원피스.. 너무 재밌어🥹 하지만 기다림은 싫으니ㅎ 이제 또 반년 후에나 몰아보면 될 듯ㅎ 원피스는 나 마흔 살 돼도 연재하고 있을까? 대체 결말은 언제쯤ㅎ
맛있는 반찬들과 함께하는 저녁. 스팸이 있는데 베이컨까지 있다는 것은.. 아마도 냉장고 터는 날이었나 봄ㅎ
목요일 아침. 흐린 와중에 정말 미세하게 보이는 무지개 무지개를 일주일에 두 번이나 보다니! 정말 행운의 일주일이다. 무지개 보고 아침부터 기분 좋아진 나.
반복되는 그래놀라와 요거트+바나나 조합. 저 때 한창 저 러브 크런치 그래놀라에 빠져서 저것만 엄청 먹었었다. 나 때문에 덩달아 짝꿍도ㅎㅎㅎㅎ
집 앞 산책하다가 발견한 떡집에서 사 온 오메기떡. 이렇게 냉동실에 넣어두고 그때그때 꺼내 먹었다. 저거 진짜 맛있었는데.. 당시에 우리집이랑 짝꿍집 모두 냉동실이 작아 따로 사오지는 않았다. 아쉽..
일하는 짝꿍 옆에서 본 영화 <닥터 두리틀>. 너무나도 리얼한 CG에 아이언맨이 주인공이라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기대에는 못 미쳤던 영화였다.
저녁은 간단하게 김치볶음밥으로 얌냠.
금요일도 이어지는 그래놀라ㅎㅎㅎㅎㅎㅎ 이쯤되니 짝꿍한테 미안해지는 것 같기도 이 날은 짝꿍의 가장 친한 친구들이 우리를 만나러 제주에 오는 날이다. 짝꿍의 친구들을 처음 만나는 자리라 조금 긴장했었다.
친구들과 간 곳은 다시 찾은 조림전문점 제주. 우리가 갔던 함덕 맛집 중에 여기랑 저팔계연탄구이가 제일 맛있었어서 친구들에게 고르라고 했는데, 둘 중 친구들의 픽은 갈치조림이었다.
그 동안 연애하면서 짝꿍의 친구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했었는데, 정말ㅎㅎㅎㅎㅎ 순하고 착한 짝꿍처럼 다들 하나같이 착한 순둥이들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들 만나서 기분 좋은지 집에 와서 저러고 노는 짝꿍ㅋㅋㅋㅋㅋ 입으로 뿌우뿌우~!! 소리도 냄ㅋㅋㅋㅋㅋㅋ
제주에서 맞는 세 번째 토요일. 아침을 먹고 급하게 집을 나선 우리.
바로 넥슨 컴퓨터 박물관에 가기 위해서였다. 컴쟁이 짝꿍이 너무너무 궁금해하고 가고싶어했던 곳. 먼저 어디 가자고 잘 안 하는 짝꿍이 강력하게 가고 싶다고 주장했던 곳이었다ㅎㅎㅎㅎㅎㅎ 안 갈 수가 없었던ㅎㅎㅎㅎ
이렇게 세상 큐티한 팔찌가 바로 입장권!
들어가자마자 디지털 방명록이 있어서 우리도 남겨보았다. 맨 위가 우리!
정말 너무 오랜만에 보는 플로피 디스크!!!! 요즘 아이들은 모르는 우리 시대의 유물! 초등학생 때 썼었던 기억이 난다. 컴퓨터 수업 시간 필수 준비물이었는데.
플로피 디스크는 물론이고 컴퓨터의 역사도 알 수 있는 곳이었다. 태어나서 처음보는 모양의 컴퓨터도 있었고, 초기 애플 제품들도 있었다. 기계치에 컴맹인 나를 위해 밀착 설명해주는 컴쟁이 남친ㅎㅎㅎ 도슨트가 따로 필요 없었다. 개이득.
넥슨 게임 캐릭터들로 꾸며놓은 공간.
넥슨 아이디를 치면 이렇게 영수증처럼 주르르륵 내가 했던 넥슨 게임과 아이디들이 적혀서 나온다. 짝꿍 영수증이 내 것보다 훨씬 길었음ㅎㅎㅎ
요건 초기 마우스 구현해놓은 건데, 저렇게 롤을 열심히 굴려 x축과 y축을 움직일 수 있다. 짝꿍이 좋아하는 영상이라 넣어봄ㅎㅎㅎㅎ
코드를 치면 여러가지 모양이 구현되어 프린트까지 해 주는 것. 나에게는 조금 어려웠지만 짝꿍의 도움으로 끝까지 해낼 수 있었다. 저거 말고도 이름을 치면 0과 1의 컴퓨터 언어로 바꾸어주는 것도 있었고 각종 체험형 놀이들로 컴퓨터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해 놓았다. 하지만 컴맹에게 놀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창한..
마음에 들었던 기념 엽서. 저 오브제들은 3D 프린터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요리조리 조합해서 원하는 모양의 입체 카드를 만들 수 있는 기념품! 지금 다시보니 왜 안 사왔나 싶을 정도로 탐남.
나온 김에 우진해장국 먹고 가기로 한 우리. 우진해장국도 여전히 맛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대기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리고 집 오는 길, 괜히 집 앞 마트 구경. 내가 제주 한 달 살기 영상 중 가장 좋아하는 동영상이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 가끔은 정말 누구보다도 엉뚱한 짝꿍ㅎㅎㅎㅎ
이 짤인줄ㅎㅎㅎㅎㅎㅎ
오른쪽에서 두 번째ㅎ
마트에서 사 온 딱새우회. 딱새우회를 마트에서 편하게 그리고 저렴하게 살 수 있다니! 정말 제주 마트 최고🫶🏻
뭐 하는지 모르겠는 짝꿍ㅎㅎㅎㅎㅎㅎㅎㅎ 내가 짝꿍보고 맨날 인절미 강아지같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이 짤 생각남ㅎㅎㅎ
평화로운 일요일. 집 데이트를 하기로 한 날이다. 우리는 이 날 집에서 영화를 무려 두 편이나 봤는데, 하나는 마음에 나름 괜찮았었고 하나는 이해하지 못한 영화였다.
<나의 마더>
철학적인 메시지가 강했던 영화였다. 나쁘지 않게 봤던 영화.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였는데, 당시의 할리우드 상황도 모르고 아무 사전 지식 없이 봤더니 음.. 거의 이해하지 못했던 영화였다.
이렇게 또 한 주가 흘러간 제주에서의 한 달 살기. 함께 보낸 짝꿍의 첫 생일이 있었고, 처음으로 짝꿍의 친구들도 만났고, 넥슨 컴퓨터 박물관도 갔었던 의미있고 알찼던 주. 정말 유쾌하고 즐거운 추억들로 가득 찬 한 주였다. 아직까지도 이 때 함께한 모든 것이 추억으로 남아있다. 나는 이상하게 모든 여행들이 딱 반이 지나고 나면 그 기점으로 시간이 미친듯이 빠르게 간다고 느껴진다. 한 달이라는 시간도 다를 건 없었다. 2주가 지나자마자 너무 빠르게 흘러가고 있는 제주에서의 시간. 너무나도 붙잡고 싶지만 붙잡히지 않는 시간. 이제 1주일 남았다.